미라클 칼럼

2026년 6월 7일

예루살렘에서 땅 끝까지,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백동진 목사

일본 선교가 하나님의 크신 은혜 가운데 마무리되었습니다. 선교지에서 들려오는 놀라운 간증을 마주할 때면,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축복 앞에 매번 가슴이 뜨겁게 요동칩니다. 하지만 선교지의 뜨거움 뒤로,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돌아오면 문득 이런 생각이 고개를 들기도 합니다. ‘성령님의 강력한 역사는 저 멀리 선교지에서만 일어나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가 경험한 은혜가 일상의 삶과는 조금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유언, 사도행전 1장 8절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주님은 우리에게 눈을 들어 ‘땅 끝’만을 바라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가장 익숙하고 가까운 곳인 ‘예루살렘’과 ‘유대’, 그리고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던 ‘사마리아’에서부터 증인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오늘날 우리에게 거룩한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품어야 할 진짜 선교지는 멀리 있는 국경 너머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우리의 ‘가족’이며, 매일 눈을 뜨며 마주해야 하는 일터라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때로 우리는 그 세상을 피하고 싶은 나만의 ‘사마리아’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저 역시 일상을 마주하며, 나의 시선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치열한 학업과 커리어의 경쟁,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우리 OC 지역의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선교사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멀리 일본에 있는 영혼들을 위해서는 기도했던 제가, 이제는 매일 마주하는 우리 다음 세대들의 지친 어깨를 보며 성령님의 마음을 구합니다. 그들의 조급함과 고민을 내 기준대로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울어주는 한 사람의 선교사가 되는 것, 그것이 제가 발을 디딘 이곳 제 일상에서 시작한 매일의 선교입니다.

성도 여러분, 혹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깨어진 관계의 짐 무게 때문에 “오늘 하루도 겨우 버티고 있다”며 한숨짓고 계시진 않습니까? 맞습니다. 우리의 빈약한 힘과 메마른 사랑으로는 내 가정과 일터를 온전히 품어낼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매일 아침, 선교지에서 구했던 것과 동일한 성령님의 권능이 필요합니다. 선교지의 기적이 일상의 기적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멀리 있는 땅 끝을 향했던 우리의 시선을, 이제 내가 디디고 선 바로 그 자리, 일상 속으로 돌려놓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매일 아침 성령님의 권능을 힘입어, 삶의 자리로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