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칼럼

2026년 5월 17일

잊혀짐

백동진 목사

젊어서는 그러지 않았었던 것 같은데, 요즘 들어 부쩍 “아, 내가 뭘 하려고 했더라?” 하는 순간이 많아졌습니다. 분명히 무엇을 가지러 방에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면 왜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휴대폰을 찾느라 한참 돌아다니다가 손에 들고 있는 걸 발견하기도 합니다. 아주 익숙한 사람의 이름도 금방 떠오르지 않아 입안에서 맴돌기만 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금세 잊어버려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하며 당황하는 적도 종종 생깁니다.

이렇게 깜빡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래전 기억들도 자꾸만 희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나, 옛날 사진을 보면서 추억에 잠기는 걸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꺼내 본 사진 속 이야기가 까마득히 기억이 나지 않아 “이런 때가 있었나?” 하며 잊고 있던 기억을 끌어내기도 합니다. 인간에게 망각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요즘처럼 기억이 희미해지고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계속해서 “기억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신앙은 어쩌면 하나님을 잊지 않아야 하는 싸움일 텐데, 세상에 눈을 돌려 하나님의 은혜와 돌보심과 언약을 매일 잊어가는 우리는 이것을 기억하기 위해 계속 묵상하고 상기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무엇이든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존재라는 것을 하나님은 아시기 때문에 하나님은 성경 곳곳에서 기억하라고, 염려하지 말라고 수없이 말씀하십니다.

감사한 것은,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는 존재이지만,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는 사실입니다.

“어머니가 어찌 제 젖먹이를 잊겠으며, 제 태에서 낳은 아들을 어찌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비록 어머니가 자식을 잊는다 하여도, 나는 절대로 너를 잊지 않겠다. ” (이사야 49:15)

사람은 잊어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십니다.

신앙은 하나님을 잊지 않아야 하는 싸움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것은 잊어버릴 때마다 다시 하나님을 붙드는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찬양을 하고, 말씀을 읽고, 예배를 드리는 이유도 하나님을 다시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매일 많은 것을 잊으며 살아가는 우리지만, 끝까지 우리를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것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잊혀져가는 것이 많겠지만, 나를 잊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오늘도 평안함 가운데 머물게 됩니다.